한라봉과 기후변화 왱알앵알

한라봉먹은 기념으로 찍은 사진이 안 보여 비슷한 걸로 대체ㅋ



예전에 한라봉은 부의 상징이었다.
명절때나 겨우 구경할 수 있었는데, 많아봤자 너댓개라서 
혼자 하나 다 먹는 건 꿈도 못 꿨다.
그 당시 한라봉은 그 이름처럼 제주도의 상징이었다.
제주도를 못 가봤던 나로선 한라봉이야말로 제주도의 맛이며 제주도의 향기였다.
남국의 상큼하고 짜릿한 향기를 조금이라도 더 느끼기 위해
껍질은 버리지 않고 모아놔 방안에 나뒀었다.
그랬던 한라봉이...
요샌 오렌지(귤닮은 미쿡산 똥그란 과일)만큼 흔해빠져 버린 과일이 되었다.
맛도 향도 퇴색되어 예전의 그 감동은 찾을 수 없었다.
왜 그렇게 변해버린걸까?

거제도! 게다가 제주도 한라봉 때문에 이미지 추락!
제주도의 상징! 제주특산품 한라봉이 거제도라니! (데코퐁을 울나라에 들여온거지만 여튼..)
기사 내용은 제주보다 거제도가 일조량이 600시간이나 길어 당도가 좀 더 높다는 내용이었다.
어느새 한라봉은 제주도가 아닌 곳에서도 재배되고 있으며
오히려 제주 아닌 다른 곳이 재배하기에 적합하다고 하였다.
마트에서도 제주산 한라봉보단 경남과 전남에서 올라온 한라봉을 더 많이 볼 수 있었다.
한라봉 재배지의 변화는 기술의 비약적 발전이라기 보다는(온실서 키우지 않는한 무리)
기후변화가 주원인이다.
또 다른 제주특산 감귤도 재배지가 점차 북상하고 있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농어업 생산량 변화추이(광주발전연구원 웹매거진 2009-06호)


사과도 예전엔 대구특산물이었는데 요새는 충북과 강원으로 바뀌었다.
우리나라의 달고 아삭거리는 사과(부사같은..)는 온대과일이기 때문에 아열대 지역에선 제대로 자라지 못한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농어업 생산량 변화추이(광주발전연구원 웹매거진 2009-06호)


위의 그림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사과재배적지는 확실히 줄었다.
이는 다른 온대 과수 및 농산물에도 적용된다.
재배적지의 변화는 아열대 농산물을 재배하면 되겠네란 간단한 말로 해결될 일은 아니다.
농작물은 싹을 틔우고 자라고 꽃 피우고 열매 맺는 이 모든 과정이
기후와 시간이라는 요인 없이는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
같은 지역에서 평균 기온이 변하면 위의 과정이 모두 어그러져
열매가 제대로 달리지 않는다던가 열매가 달려도 맛이 변한다던가 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과수원같은 경우 오랜시간 공들여 기른 과일나무를 죄다 뽑아버리고 다른 나무를 심거나
다른 업종으로 바꾸거나 아니면 땅팔고 떠나거나 해야된다.
다른 수종을 심는다고 하여도 그것이 그 지역에 적합한지 알기 위해선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지구온난화가 사실이든 허구든
우리나라의 평균기온은 점차 상승하고 있으며 
기온 상승으로 인한 농작물의 변화는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사실이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농어업 생산량 변화추이(광주발전연구원 웹매거진 2009-06호)

우리나라의 지난 1세기 동안 기온상승은 다른 나라에 비해 높으며
그 상승폭은 지구 평균의 2~3배에 달한다(권원태, 2005, 기후변화의 과학적 현황과 전망, 한국기상학회지).
다른 나라보다 기온상승이 가파른 주원인은 급격한 경제성장으로 인한 도시화효과에 있다(오성남, 김연희, 현명숙, 2004, Impact of urbanization on climate change in Korea 1973-2002, 한국기상학회지).
아마도 문제의 해결은 도시화 억제에 있을 것이다. 
도시는 이제 성장을 멈추고 녹화에 힘써야 된다.
요새 말 많은 그린벨트 해제며 보금자리주택 건설같은 사업은 불난데 기름 붓는 격이다.
가뜩이나 부족한게 녹지인데 아주 씨를 말리겠다는 작정인가.
뉴타운이며 뭐다하는 개발도 그렇다. 결국 치정자나 돈 있는 인간들의 돈잔치이지
서민을 위한 생각은 벼룩의 발톱때만큼도 하지 않는다. 단지 명분만 있을뿐.
이런 추세라면 우리나라는 조만간 완전 열대기후가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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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 기후변화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와 대응 전략 2009/09/23 23:21 #

    인사말씀 : 레이저 덕후가 레이저 포스팅은 못하고 본의 아니게 부주제인 지구 온난화에 대해서만 자꾸 포스팅을 하고 있습니다만, 널리 양해를.. 저녁에는 레이저 포스팅으로 찾아 뵙겠습니다. (_ _) 노정태님이 약속하신대로 포스팅으로 입장을 정리해서 올려주셨다. 갖고 계신 책의 그래프까지 직접 촬영해서 올려주시는 부지런함에 감사를 표하며.. 앞선 글타래들 노정태님 : 북극 1999-2009실피드 : 북극의 얼음 면적 변화 추세노정태님 : 기후 변...... more

덧글

  • 少雪緣 2009/09/23 18:28 # 답글

    안녕하세요, 밸리에서 보고왔습니다.

    한라봉의 품질 저하의 원인은 많은 감귤농가들이 탱자나무나 감귤나무에 접붙임을 통해 수확했기때문이라는 말이 더 많습니다. 애시당초 한라봉 나무라면 모를까 접붙임을 통해서 상품성 있는 한라봉은 겨우 2~3년이 한계입니다. 그에 반해 거제쪽은 애시당초 한라봉의 묘목등을 널리 보급했던점 등이 있죠. 정식 유통경로를 거치지 않은 한라봉의 맛은...기대하지 않는 편이 건강에 이로울겁니다. 크기는 분명큰데 시기만하고 하나도 달지가 않아요^^;
  • 멍미 2009/09/24 21:08 #

    제주에선 왜 한라봉 묘목을 기르지 않았을까요.
    수입해서 기른걸텐데...
    제주서 감귤농장하는 후배가 매년 한라봉을 주면서
    한라봉 비슷한거라고 하길래 뭔가 이상하다 생각했었거든요.
    근데 크기는 좀 작아도 맛과 향은 완전 맛있는 한라봉이었죠.
    그것도 접붙이기 한거였으려나...

  • 실피드 2009/09/23 23:21 # 답글

    농업기술 연구소에서 할 일이 많이 늘어나는거죠. 일 잘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세금 내는 이유가 이런 데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기후 변화에 따른 지역별 적합한 재배작물에 대한 연구를 정부에서 장기 프로젝트로 추진해서 많이 보급해야 한다고 봅니다. 장기적으로 어차피 변하는 것이 기후인데.. 기후 변화를 막는 것보다는(...) 적응하는 쪽으로 전략을 잡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 쪽에 자원을 투입하는 것과 변화에 대응하는 쪽에 자원을 투입하는 것 사이의 균형이 필요합니다만 후자 쪽이 훨씬 효율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밸리보고 왔습... ^^;
  • 멍미 2009/09/24 21:34 #

    이쪽 분야는 90년대 말부터 학계는 물론
    농진청이나 기상청 원예연구소 등 관계 부처에서 계속 연구하고 있습니다.
    제가 위에 끄적거린 글도 논문 보고 대충 쓴거에요.
    적응하기 위해 노력은 하는데
    예측이 어려운 관계로 병해충 예방 쪽이 상당히 취약하죠.
    기후모델링은 만들 수 있어도 병해충이나 외래식물 침입같은 걸 모델링한다는 건 불가능하거든요.

    제가 도시에 살다보니 도시의 생태계에 관심이 많아
    녹색도시건설을 아무데나 갖다 붙일 때가 많습니다. ㅎㅎ
    기후변화가 원인인지는 아직 확실하지는 않지만
    해가 지날수록 외래식물의 번성이 점차 심해지고 있죠.
    주로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식물이어서
    저같이 유리온실속 화초처럼 약한 인종은 피해가 상당합니다.
    이런 식물을 없애기 위해선 물리적 제거가 최고의 방제방법이지만
    그와 동시에 다양한 층위를 지닌 생태계를 조성해주고
    도시 자체의 기온상승을 막아야 됩니다.
    그러기 위해선 옥상녹화 건물 외벽 녹화 등으로 건물의 열발산량을 줄이고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죠.
    녹지면적을 늘리는 것은 당연한 얘기구요.
    불투수성 포장을 가능한 투수성 포장재로 바꿔
    우수를 토양에 저장해야 합니다.
    물은 비열이 크기 때문에 토양에 물만 잡아놔도 온도가 확 떨어집니다.
    연못이나 습지조성도 온도 저감 효과가 아주 크죠.
    이런 것들은 비용이 그다지 많이 들지는 않습니다.
    단지 아파트 건설 같은 삽질로 할 수 있는 돈벌이가 줄어들 뿐이죠.
    고층건물은 지하로 땅을 많이 파서 지하수층위가 낮아지기 때문에
    우수를 잡아두기가 어렵습니다.
    쓰다보니 길어졌네요.
    요새 알레르기비염으로 고생하다보니 뻘소리가 늘었다는...;;;

  • 실피드 2009/09/23 23:25 # 답글

    정말 농어업에서 생기는 손실은 정부에서 관심있게 지켜보고 지원해줘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가슴 아픈 농어촌의 현실입니다만.. 대응을 잘 하는 쪽으로 밀고 가야된다고 봅니다. 좋은 포스팅 잘 읽고 갑니다. ^^ (트랙백을 걸었는데 제 포스팅의 부족한 부분을 깨닫게 되는군요)
  • 멍미 2009/09/24 21:46 #

    농진청을 비롯한 관계 연구소에 대한 투자를 아낌없이 해도 모자랄 판에
    인력을 마구마구 삭감하니 얼척없는 현실입니다.
    먹고 사는게 제일 중요한 문젠데 각하는 대체 무슨 생각인지..
    이러다 식량식민지 될까 두려울 따름입니다.

    농촌도 그렇지만 어촌같은 경우엔 기후변화가 거의 재해수준이죠.
    해류가 바뀌어 어종이 바뀐 건 물론이고 잡히지 않을 때가 훨씬 많으니까요.
    지자체에선 관광으로 먹고 살아보려고 뻘짓만하니 안타깝네요.
    근데 6월에 강원도 사천항엘 갔었는데
    기후변화 때문인지 성게가 많이 잡혀서 싸더군요.
    그건 좀 좋았습니다 ㅎㅎ;;;
    성게는 비싸서 한 숟갈도 제대로 못 먹어봤었는데
    거기가서 비빔밥도 먹고 물회도 먹고 ^___^
  • 푸켓몬스터 2009/09/23 23:37 # 답글

    군 시절 제주도출신 선임이 가끔씩 받는 한라봉 소포가 있었는데 참 맛있더라구요
    해외에서 열대과일만 먹어서 우리나라 소식에 어두웠네요...
    한라봉 ㅠㅠ
  • 멍미 2009/09/24 21:52 #

    와우 열대과일 완전 좋아하는데 부럽습니다.
    요새는 망고스틴이랑 커스터드 애플이 젤 땡기네요.

    저도 후배덕에 한라봉 많이 얻어 먹어봤는데 정말 맛있었습니다.
    서울서 사먹는 거랑은 천지차이였어요.
    친척집이 복숭아농장해서 복숭아도 얻어먹는데 이것도 사먹는 거랑
    천국과 지옥정도의 차이가 나더군요.
    제가 시장서 값싸고 양많은 것만 사서 맛이 없는 거겠지만
    현지에서 직접 보내주는 농산물은 아무리 못 생기고 상처나도 꿀맛입니다.
    이래서 농산물 직거래를 많이 해야되는데
    동네 아파트 부녀회에선 돈 받고 비리나 저지르고 한심스럽기 짝이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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