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한과... 라길래 뭔가 잔뜩 찡그리고 무시무시한 걸 상상했다 우걱우걱

커피를 안 먹는 나는 건방져 보일 때가 많다.
잘 모르는 사람들과 만나면 상대는 으레히 커피를 권하신다.
그러난 난 커피를 안 먹는 고로
'커피는 안 마십니다.' 이러는데 뭔가 상당히 고자세에 거만함이 뿡뿡 풍긴다.
상대의 호의를 내치며 좀 더 좋은 걸 내와봐!라는 포쓰를 풍긴달까..
그래도 거절하는게 커피 마시고 짜증내며 다리 떨고 심장 쿵쾅거리는 것보단 낫다.
어우 난 역시 너무 델리킷하다능 '㉦'
여튼 지난 번도 마찬가지로 쬐금 불편한 곳에 가서 커피를 거절했더니
녹차를 타주겠다고 그러셨다.
요샌 녹차도 민감해서 잘 안 마시지만 중국서 선물받은 녹차라길래 완전 혹해서
뭐냐고 물어봤더니 덩어리인데 쪼개서 먹고 시커멓다고 하셨다.
첨에 들었을 땐 보이차인가? 했다.
아 근데 봉지를 주셨는데 헐.. 이게 뭥미???

봉지에 똥그란 열매가 하나 들어있고 겉에 나한과라고 쓰여있었다.
나한과라니 이름 참 무섭네... 머릿 속엔 지국천왕 광목천왕의 얼굴과 흉기들이 떠올랐다.
무시무시한 맛이려나??? 했는데 잘 살펴보니 키위를 뻥튀기한 것처럼 생겼다.
그리고 박처럼 단단한 껍질에 뭔가 속이 빈 것 같은 느낌이었다.
깨먹는거라길래 호쾌하게 한 손으로 바닥을 쳤더니 뽀각! 하며 깨졌다.
안에는.. 사진은 잘 안나오는데.. 이건 다른 의미로 무시무시하달까
요다의 뒤통수같은 느낌이랄까..
뭔가 찐득찐득하고 털같은게 숭숭 나있고 색은 거무죽죽한 것이
먹지말라는 포스를 잔뜩 풍기고 있었다. 
냄새도 상당히 중국스러운 꾸리꾸리한 냄새여서 벌칙게임이라도 걸린건가 싶었는데
막상 씨를 먹어보고 깜짝 놀랐다. (궁금해서 씨앗 하나를 입에 쏙 넣어봄)
감초같은 단맛인데 상당히 달았다.

열매 안의 내용물은 오직 씨뿐이었고 한쪽은 꺼멓게 그을렸는데
아마도 열풍으로 건조해서 그런 것 같다.
먹으니 뽑끼같은 맛도 났고 합성감미료같은 맛도 났다.
감씨같이 생겼고 씨앗엔 과육이 곶감이나 대추말린 것처럼 아주 쬐금 엉겨 붙어있었다.
입에서 계속 단맛이 우러나오길래
씨앗도 달까해서 씹어봤는데 이내 뱉었다.
텁텁한 맛.. 이건 사탕처럼 빨아먹어야할 듯

뜨거운 물에 넣어봤는데
열매에서 갈색물이 마구 흘러나와 금세 적갈색이 되었다.
머그컵 하나에 씨앗 두개 정도면 충분할 것 같은데 대신 시간은 십분이상 놔둬야 될 듯.
서너개를 넣으면 금방 달아져서 먹기 좋다.
나중에 씨앗을 건져서 먹어봤는데 여전히 달았다.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설탕의 300배 이상 단맛이 있어
중국에선 조미료로 썼다고 한다.
키위같은 나무에서 달릴 것 같았는데 의외로 박과의 초본이었다.
박처럼 달리는데 잘하면 우리나라도 기를 수 있을 듯..
꽃 예쁘거나 신기한 것도 좋지만 이런 열매 달리는 것도 좋다.
커피 씨앗을 심어 기르고 있는데 우리집에 커피 마시는 사람이 없어도 왠지 뿌듯하다.
물론 관리는 내가 안 함.
지난 번 화분 하나에 2만원 짜리 2종을 번식시키다 실패.. 흙으로 돌아감. 난 똥의손 ㅠㅠ


트랙백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TrackbackURL : http://kiyora.egloos.com/tb/1632281 [도움말]

덧글

  • 운향목 2009/09/24 23:30 # 답글

    오오..나한과라니
    신기하군요. 먹어보고 싶습니다.
  • 멍미 2009/09/25 01:26 #

    나한과 차, 나한차라는 이름의 제품으로도 나와있습니다.
    다이어트 웰빙식품이라고 하네요.
    소화에 도움을 주고 당뇨에도 좋은가 봅니다.

덧글 입력 영역